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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2일

유월절, 우리가 기념해야 할 것

문설주와 인방에 양의 피를 바르고 있다. James J. Tissot, “The Signs on the Door” (1896-1900), watercolor, Jewish Museum, New York.

애굽을 떠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새로운 달력이 주어졌다. 애굽 달력으로 몇 월인지 상관 없이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지금부터 1월이다. 새로운 달력에서 처음으로 지켜야 하는 절기는 유월절이었고 자손 대대로 기념해야 했다. 새로운 삶의 지표가 주어지고 기념할 절기가 주어진 이유는 새로운 삶을 계속해서 새롭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지나간 과거로 돌이키지 않기 위해서다. 새로운 삶을 계속 새롭게 유지하려면 기념해야 할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

/ 출애굽기 12:2

 

이제 이스라엘은 애굽 달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달력, 하나님의 일정표 대로 살게 되었다. 노예들에게 주인의 달력은 노동 일정표다. 강의 범람, 파종, 추수, 각종 건축사업이 빽빽하게 기록된 일정들은 노예가 감당해야 할 노동의 목록이었다. 그런 애굽 달력을 버리고, 이제 하나님께서 선언하신 새 해, 새 달이 되었다. 이제는 애굽의 일정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정표 대로 살아간다. 그래서 애굽 절기가 아닌 하나님께서 주신 절기를 지킨다.

 

너희는 이 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킬지니라

/ 출애굽기 12:14

 

기념해야 할 이 날은 유월절이다. 열 번째 재앙, 곧 장자들의 죽음이 일어난 날이 유월절이다. 유월절(逾越節)의 뜻은 ‘넘어간다’이다. 애굽 전역에 임한 장자의 죽음을 이스라엘 백성은 당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의미이다.

 

유월절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제 1월이 된 이번 달 10일에 흠 없는 어린 양이나 염소를 준비하되 모든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만큼 준비한다. 이스라엘 민족이라면 누구도 예외가 없어야 했다. 준비한 짐승은 14일 저녁까지 기다렸다가 해가 질 때 잡아 고기는 불에 구워 먹고 남은 것은 불사른다. 양이나 염소의 피는 버리지 않고 잘 모아두었다가 출입문의 두 기둥을 비롯해 윗부분까지 골고루 바른다.

 

음식도 평소와 다르게 준비한다. 보통은 반죽에 누룩을 넣어 발효 시킨 후에 구워 먹었겠지만 이 날은 누룩을 넣지 않고 굽는다(누룩 없는 빵을 무교병이라 부른다). 모든 음식은 밤중에 먹었는데 옷을 모두 차려 입고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어야 했다.

Tissot_Passover

The Jews’ Passover (watercolor circa 1896–1902 by James Tissot).

 

그 밤에 열 번째 재앙이 닥쳤다. 누룩 없는 빵을 먹고 짐승의 피를 출입문에 선명하게 바른 이스라엘 자손의 집에만 장자의 죽음을 면했다. 죽음은 출입문에 발라진 피를 보고 그 집을 넘어갔다. 그래서 페사흐, 유월절이다. 짐승을 잡고 피를 바르지 않은 모든 애굽 가정에 장자들의 죽음이 있었다. 바로의 왕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로는 결국 이스라엘 민족을 내쫓기에 이른다.

 

이 후에 너희의 자녀가 묻기를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 하거든

/ 출애굽기 12:26

 

유월절은 자손대대로 기념해야 했다. 매 년 첫 달이 되면 10일에 짐승을 고르고 14일에 잡아 누룩 없는 빵과 함께 먹음으로써 유월절을 지켰다. 평소와 다른 누룩 없는 빵을 먹고 밤 늦은 시간에 외출을 할 것도 아닌데 옷을 차려 입고 지팡이까지 붙잡고 허겁지겁 저녁식사를 해야 하는지 아이들이 묻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때 부모는 출애굽의 전 과정을, 어떻게 자신들이 노예 생활을 마치고 애굽을 나올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 해야 했다. 현재도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지키는데 자녀들 중 한 명이 ‘왜 이렇게 먹나요?’라고 질문을 하는 전통이 있다.

 

우리가 기념해야 할 것

예수님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오셨다. 유월절 양의 죽음이 있는 집에 생명이 보존되었듯이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죄의 삯인 사망 대신 생명이 주어졌다. 유월절 이후 노예 생활이 끝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듯이 예수님 이후에 죄에 종노릇 하던 삶이 끝나고 자유자가 되어 영생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유월절을 대대로 기념하듯,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죽으심, 부활을 기념한다. 우리의 새 삶이 시작되었음을 기억하는 일. 그것이 바로 예배가 갖는 의미 중 하나이고 우리가 지키는 성례(세례와 성찬)를 통해 계속 기억해야 할 의미이다. 새로운 삶을 계속 새롭게 유지하려면 기념해야 할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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